
30년 만에 돌아온 슬램덩크 극장판이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다시 뛰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가 13년간 공들여 만든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단순한 속편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재탄생한 작품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 제작 과정의 숨겨진 이야기들과 함께, 왜 송태섭이 주인공이 되었는지, 그리고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성우 교체의 이유까지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13년 제작 기간과 3D 애니메이션 기술의 혁신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제작 과정은 2009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토에이 애니메이션의 마치다 토시유키가 극장판 기획 영상을 이노우에 작가에게 보냈지만, 작가는 연출이 마음에 들지 않아 무려 세 번이나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개선된 샘플을 받아보며 "내가 직접 나서면 진짜 슬램덩크를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동안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었던 마음이 더해져 제작과 연출을 직접 맡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2D 애니메이션이 아닌 3D 모션 캡처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실제 배우들의 연기를 3D 모델링에 입혀 사실적인 움직임을 구현하는 이 방식은 제작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역동적인 농구 경기 장면을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3D로 출력된 이미지는 선의 굵기가 일정하고 채색이 단순해 만화 특유의 감성을 살리기 어려웠기 때문에, 제작진은 3D 영상을 베이스로 한 장 한 장 펼쳐놓고 직접 선을 리터칭하며 그려 넣었습니다.
작가는 장면마다 선의 굵기, 표정, 앵글, 자세, 음영의 정도, 그림자까지 세세하게 피드백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40억 원이라는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도 놀라운 퀄리티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가 200억, 미니언즈가 1000억, 토이스토리가 2600억 원을 사용한 것과 비교하면 정말 경이로운 성과입니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그림 실력이 좋아졌다"고 말할 정도로 세밀한 작업에 몰두했으며, 평면이 아닌 3D로 제작되다 보니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그려야 했고, 다른 사람이 영상을 제작할 수 있게 디렉팅하는 과정에서 더욱 정교한 표현력을 익히게 되었습니다.
왜 송태섭이 주인공이 되었나: 포인트가드의 시선으로 본 슬램덩크
원작에서 강백호와 서태웅이 주인공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극장판은 뽀글머리 송태섭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작가는 "기존 슬램덩크와는 다른 서사의 시점에서 새롭게 그려내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강백호, 서태웅, 정대만의 스토리는 충분히 보여줬지만, 송태섭에 대한 드라마는 비중이 적었고 늘 미련이 남았다고 합니다. 외전인 '피어스'에서 송태섭의 단편을 그리긴 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컸고, 본격적으로 다시 슬램덩크를 제작한다면 송태섭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그의 포지션인 포인트가드의 특성 때문입니다. 다른 포지션들은 재능이나 피지컬에 영향을 많이 받고 활동 영역도 한정적인 반면, 포인트가드는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읽고 코트 전체를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경기를 리드하는 포지션입니다. 이는 마치 카메라의 시선처럼 모든 캐릭터의 움직임을 폭넓게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의 주제와 의도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영화 팬들은 송태섭의 플레이 스타일에 큰 공감을 표했습니다. "적재적소에 공을 패스하고, 코트의 지휘관 역할을 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는 평가와 함께, 많은 이들이 학창 시절 송태섭을 동경하며 농구 게임에서도 포인트가드를 고집했던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특히 초반 송태섭과 강백호의 앨리웁 덩크 장면은 웃기면서도 멋있고 감탄을 자아내는 하이라이트로 꼽힙니다. 송태섭의 캐릭터는 작가 자신을 모티브로 했다는 설이 있지만, 작가는 오히려 평균 신장 168cm인 오키나와 헨토나 고등학교의 농구 스타일을 모티브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작은 체구의 선수들이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이는 스타일로 전국대회 3위까지 진출한 이 팀의 이미지가 송태섭이라는 캐릭터를 완성시켰습니다.
성우 교체 논란과 새로운 슬램덩크의 탄생
일본어판 성우가 모두 바뀌면서 일본 팬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작가는 이에 대해 "새로운 슬램덩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슬램덩크는 30년도 더 된 작품이기 때문에 주요 성우진들이 대부분 50대로 고령화되었고, 채치수를 연기한 야나다 키유유키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성우들이 30년 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지만, 열혈 고등학생의 연기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과거 강백호 역할을 맡았던 강수진 씨가 그대로 강백호를 연기했고, 송태섭은 데스노트의 엘, 마블의 로키 역할을 맡았던 엄상현 씨가, 정대만은 귀멸의 칼날의 렌고쿠 쿄쥬로 역할의 장민혁 씨가, 채치수는 도라에몽의 통통이와 이누야샤의 나락을 연기한 최낙윤 씨가 맡아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원래의 성우진이 그대로 역할을 맡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작가가 더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고, 이는 오히려 새로운 세대의 관객들에게 신선한 접근이 되었습니다.
주제곡인 더 버스데이의 '러브로켓'도 작가가 직접 컨셉을 제안한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선수들이 한 명씩 그려질 때마다 악기 세션이 추가되는데, 처음에는 베이스 독주로 송태섭이 등장합니다. 베이스는 밴드 연주에서 임팩트가 강하지 않지만, 각기 다른 악기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부족한 음색을 채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밴드 합주에서 베이스가 없는 밴드는 없을 정도로 중요한 악기인 것처럼, 송태섭이 없는 북산고는 없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이어서 드럼과 함께 서태웅이, 기타와 함께 강백호가, 보컬과 함께 채치수가 등장하며 완전한 하나의 팀을 이루는 연출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결말이 뻔하지 않다는 점에서도 특별합니다. 보통의 만화라면 주인공은 언제나 승리자이자 영웅이어야 하지만, 슬램덩크는 끝내 우승하지 못합니다. 작가는 "청소년들의 성장 만화였던 만큼 목표를 명확히 이루고 끝나는 것은 과정의 아름다움보다 결실과 성과가 더 중요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며 뻔한 결말을 원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대회 우승이 아니라 주인공들이 가장 큰 성장을 이룬 산왕전을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무리 지었고, 그 아쉬움 때문에 오히려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 명작이 되었습니다. 13년간의 고된 제작 과정을 거쳐 완성된 이 작품은 단순한 추억 소환을 넘어 새로운 세대에게도 삶의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452) 송태섭이 주인공?? 이것까진 몰랐을 걸!《더 퍼스트 슬램덩크》제작 비하인드,완전 분석,TMI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ZJErfgR64As